태권도 공인 9단, 45년간의 도장 운영 경험, 태권도계와 국기원의 요직을 두루 거친 행정 능력, 이 모든 것이 장점이라는 평가를 받는 윤웅석 前 국기원 연수원장을 만났다.
특유의 친화력과 소탈함 외에도 정책에 대한 큰 스케일과 치밀한 실행 방안을 보여줬다.
■ 국기원 연수원장을 역임하면서의 성과와 소회는.
2020년,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혼란을 겪던 시기에 연수원장 직무를 수행했다. 당시 연수교육은 대면 중심의 집체교육이 대부분이었다.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연수교육 운영에 타격을 입었다. 위기를 기회로 삼고자 비대면 방식의 온라인 교육을 도입하고, 기존의 대규모 집체교육에서 소규모 연수교육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어려운 시기를 극복했다.
팬데믹 이후 태권도교본과 연수교재를 전면 개편하고, 교육과정 체계화에 집중했다. 해외로도 확장하여(미국 시카고, 이란, 포르투갈, 두바이) 해외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수교육을 대대적으로 확대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국기원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태권도교본과 연수교재 개정작업을 재임 기간 중에 마무리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 국기원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구촌이 저출산과 경제 불확실성에 처해있다. 태권도 역시 역대 가장 어려운 경영환경에 노출되어 있고, 그 상황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국기원의 핵심적인 현안은 다섯 가지다.
첫째, 진정한 원팀 국기원이다.
현재 3처 5국과 1연구소가 있는데 부처 간 업무 개선이 필요하다. 연수원과 연구소의 중복 업무 개선, 부처 간 소통 강화, 직원 복지를 통한 업무능력 제고, 해외연수를 확대하기 위한 TF팀 구성이 필요하다. 명령과 통제로 운영되는 구조가 아니라, 수평적 관계를 바탕으로 상호 존중하며 협력할 때 국기원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둘째, 인구 감소에 대한 도장지원정책이다.
국내 대부분의 태권도장이 유치부나 저학년생들의 돌봄 교육을 갖추고 운영되는 구조이다. 출생률의 하락은 도장 경영에 큰 타격이 되고 있다. 찾아가는 태권도 세미나, 새로운 수요층 공략을 위한 성인 태권도 지원사업, 특히 정부사업인 ‘소상공인을 위한 환경개선사업’을 론칭한 ‘도장환경개선사업(가칭)’을 추진하고 싶다. 국기원와 KTA, 문체부 등 각 기관에서 기금을 확보한다면 새로운 대안으로 환영받을 것이다. 이와 함께 실버태권도정책은 보건복지부, 국기원,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머리를 맞대면 정부의 고령 친화정책과 맞물려 건강한 고령화 시대를 맞이하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셋째, 심사제도 개정이다.
국기원의 주된 사업인 승품, 단 심사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초미의 관심사이다. 특히 어려운 국내 태권도장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심사제도에 대한 개선이 요구되는데, 대한태권도협회와 국내 17개 시, 도지부의 소통이 절실히 필요하다. 국가별로 추진되는 국기원 해외지원지부를 활용, 국가협회와의 합리적인 업무협약, 해외 도장들이 공평한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는 심사 권한을 조정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넷째, 세계를 선도하는 K-컬처 시장, K-태권도 관광 상품개발이 필요하다.
정부는 2030년까지 K-컬처 시장을 300조 원 규모로 성장시키고, 문화 수출액을 50조 원까지 확대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태권도는 이미 150개국 이상에 전파된 대표적인 글로벌 한류 콘텐츠이다. 태권도는 스포츠에 머무르지 않고, 한국의 언어, 예절, 역사, 정신까지 전파할 수 있는 종합문화 콘텐츠라는 점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K-컬처 전략과 맞닿아 있다. 태권도가 K-컬처 시장에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육성 대상으로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한옥마을 시범과 함께 ‘태권도 문화한마당’과 같은 관광사업 개발은 좋은 시도가 될 것이다.
태권도와 인문학을 결합한 창의융합형 상품을 정부, 지자체와 함께 개발하여 도장 지원·기술개발·문화전파 등과 연결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다섯째, 국기원의 가치인 기술, 교육, 심사를 바탕으로 한 교본, 연수교재 개발이 절실하다.
2020년 마무리 못 했던 국기원의 핵심가치 ‘기술·교육·심사‘를 통한 국기원 교본과 연수교재에 대한 개정이다. 태권도교본과 연수교재, 지침서, 용어집 등에서 각기 다른 설명과 용어는 고쳐야 한다. 타 무예와 경쟁하고, 글로벌 태권도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가 있어야 한다. 이는 해외사범 파견사업과 연계하여 국내 태권도 사범들이 세계에 진출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다.
■ 국기원장이 된다면 조직 운영에 어떤 점을 강조할 것인가.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진정한 원팀 국기원’이다. 국기원은 이사장, 원장, 이사회, 직원 등 핵심 주체들이 함께 이끌어가는 조직이다. 소통과 단합은 국기원 발전의 필수 조건이다. 상호 존중하며 협력할 때 국기원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국기원이 상식과 공정을 바탕으로 제도와 행정을 정비하고, 전 세계 태권도장과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나아갈 때, ‘진정한 원팀 국기원’이라는 가치가 실현될 수 있다. 이렇게 한다면 전 세계 태권도인뿐만 아니라, 정부와 사회 각계각층으로부터 존경받으며, 세계태권도본부로서의 위상 또한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 마지막으로 태권도계에 대한 제언은.
나는 국기원 9단으로 45년간 도장을 운영했다. 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한 교육자였으며, KTA 전무협의회장, 7년간의 기술심위원회 의장, 국기원연수원장으로 제도권에서 행정실무와 현장을 두루 거친 태권도 외길 인생을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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